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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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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고 유명한 내향성 연구가인 마티 올슨 래니의 오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성적인 사람을 위한 자기관리서. 외향적으로 짜 맞춰져 있는 세상 속에서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특질을 감추거나 억압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저자는 그들이 자신들이 가진 풍부한 장점을 제대로 인지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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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향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시키고자 한다. 자신의 기질을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향성과 외향성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인 에너지 창조 면을 비교하자면, 내향성은 충전용 배터리와 같고, 외향성은 태양열판과 같다고 한다. 즉 내성적인 사람은 가끔씩 활동을 멈추고 쉬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며, 외향적인 사람은 태양열판에 햇빛이 필요하듯이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활동을 해야 에너지가 충전된다고 한다. 저자가 유전적인 연관관계에서 주지시켰듯이 기질은 바꿀 수 없는 것이 특질이다. 따라서 자신의 특질을 거스르기보다는 거기에 맞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내성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에 매우 부담을 느끼는데, 내향성과 소심함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 링컨이나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 같은 사람들이 모두 내성적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지닌 우수한 특질, 즉 창조성이나 통찰력, 집중력, 지적 능력 등을 세상 밖에서 펼쳐 보이라고 독려한다...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마티 올슨 래니 지음 / 박윤정 옮김
서돌 / 2006년 5월 / 335쪽 / 11,000원

▣ 저자 마티 올슨 래니
교육자이고, 작가이며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고 유명한 내향성 연구가 중 한 사람이다. 저자는 원래 도서관 사서였는데 30대에 심리학공부를 하게 되면서 자신이 내성적인 사람이며, 이러한 성향이 유전적 요인에 의한 고유한 기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외향성과 내향성 기질의 차이에 따라 에너지를 얻는 데 필요한 조건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려 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도록 돕고자 심리치료사가 되었다. 외향적인 남편과 결혼하여 30년 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오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 왕성한 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 역자 박윤정
한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사람은 왜 사랑 없이 살 수 없을까』,『그렇다고 생각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나에겐 큰 힘이 있다』,『디오니소스』,『땅 에너지를 이용한 자연치유』,『달라이 라마의 자비 명상법』,『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외 다수가 있다.

▣ Short Summary
우리는 끝없이 욕망과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문화에 적합한 기질, 즉 외향적인 특질을 가진 사람들을 좋게 생각하고 대우해준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의 비율은 내성적인 사람들에 비해 3배나 많다. 이러한 문화에서 외향성이 보편적인 것 또는 정상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내성적인 사람들은 바깥세상의 요구에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내향성은 병리적인 기질이 아니라 ‘다름’의 특질일 뿐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향성과 내향성을 모두 지니고 있다. 다만 특별히 치우치는 쪽이 있을 뿐이다. 그 치우치는 기질에 따라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평가되는데, 한 기질의 한계는 다른 기질의 강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마티 올슨 래니 박사는 대학원에서 심리치료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비로소 자신이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연구에 몰입한 결과 기질은 유전적 원인에 의해 결정되므로 바꿀 수 없으며,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고 이를 다스려 갈 때 보다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유전자는 우리의 기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저자는 기질적 차이는 주로 신경화학 작용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다양한 두뇌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이들이 신경전달물질을 운용하는 방법에 따라 개개인의 행동양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신경전달물질은 두뇌 속에서 특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데, 내성적인 사람은 두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더 많으며, 그 경로가 길고 복잡하다고 한다. 또한 이 경로에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하는데, 이는 우리 몸을 차분하게 이완시켜주는 부교감신경계 작용에 의해 분비된다고 한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두뇌 경로가 짧고 더 단순하며 도파민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는 외부의 자극에 즉각 대응하는 교감신경계의 작용에 의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에 의해 분비가 촉진된다고 한다. 이러한 두뇌 경로와 신경전달물질의 연관관계를 모두 결합해보면 내향성은 내부로, 외향성은 외부로라는 그림이 그려진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내성적인 사람은 사색가이며, 외향적인 사람은 행동가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내향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시키고자 한다. 자신의 기질을 알게 되는 것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향성과 외향성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인 에너지 창조 면을 비교하자면, 내향성은 충전용 배터리와 같고, 외향성은 태양열판과 같다고 한다. 즉 내성적인 사람은 가끔씩 활동을 멈추고 쉬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며, 외향적인 사람은 태양열판에 햇빛이 필요하듯이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활동을 해야 에너지가 충전된다고 한다. 저자가 유전적인 연관관계에서 주지시켰듯이 기질은 바꿀 수 없는 것이 특질이다. 따라서 자신의 특질을 거스르기보다는 거기에 맞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에 매우 부담을 느끼는데, 내향성과 소심함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 링컨이나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 같은 사람들이 모두 내성적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저자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지닌 우수한 특질, 즉 창조성이나 통찰력, 집중력, 지적 능력 등을 세상 밖에서 펼쳐 보이라고 독려한다. 더불어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세상 밖으로 진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내향성 전문가이면서 스스로도 내성적인 기질을 가진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를 통한 통찰이 담겨있다.

▣ 차례
서문

1부 물 밖으로 밀려난 물고기
1장 어떤 사람이 내성적인 사람인가
2장 내성적인 사람은 왜 오해받는가
3장 내성적인 성격은 타고나는가 - 베일 벗는 두뇌풍경

2부 외향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4장 직장생활 -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 알려라
5장 사회생활 - 정말로 자신이 생길 때까지, 자신감 넘치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6장 남녀관계 - 상대가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라
7장 자녀양육 - 아이를 제대로 기르려면 기질을 먼저 파악하라

3부 나에게 맞는 삶을 창조하라
8장 나만의 속도와 우선순위 그리고 한계를 정하라
9장 자신의 본성을 살려라
10장 외향적인 사람의 장점을 본받아라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
마티 올슨 래니 지음 / 박윤정 옮김
서돌 / 2006년 5월 / 335쪽 / 11,000원


1부 물 밖으로 밀려난 물고기

1 어떤 사람이 내성적인 사람인가
내성적인 사람의 큰 특징은 그들의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가와 연관이 있다. 다시 말해 내성적인 사람들은 생각과 감정, 인상들로 이루어진 내면세계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때문에 이들은 외부세계의 자극이 지나치면 불안해지거나 무감각해질 수가 있다. 따라서 에너지가 다 빠져나가지 않도록 바깥활동을 줄여 혼자 있는 시간과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요컨대 혼자 오래도록 가만히 있다거나 무슨 생각을 오래한다거나 한 사람하고 오래 있지 못한다.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에너지 창조에 있지만, 또 다른 두 가지 주요한 차이점이 있다. 자극에 대한 반응과 지식과 경험에 다가가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다양한 자극을 받아도 잘 살아가지만, 내성적인 사람은 지나친 자극을 받으면 몹시 부담스러워한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때 그 범위를 넓게 잡지만, 내성적인 사람은 범위를 좁게, 그리고 초점을 깊이 맞춘다. 외향적인 사람은 대개 친구도 많고, 경험도 많고, 모든 걸 약간씩은 다 아는 만능선수 같은 존재들로 외부에서 흡수한 것들을 내적으로 확장하지 않는다. 반면에 내성적인 사람은 친구는 적지만 친구와의 친밀감은 더 높으며, 어떤 일이든 깊게 파고들어 ‘양’보다 ‘질’의 풍요로움을 추구한다.

1900년대 초반 칼 융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리고 알프레드 아들러와 함께 심리분석에 관한 연구를 했다. 그런데 프로이트와 아들러는 똑같은 환자의 사례를 놓고 토론하면서도 전혀 다른 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사람과 사물의 지향점을 외부에 두고 있었고, 아들러는 개인의 생각과 느낌과 같은 내면세계에 이론의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프로이트와 아들러, 융이 함께한 연구는 아쉽게 무산되고 말았다. 각자의 길을 간 시점부터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에 대한 자신의 글에서 내향성을 ‘세상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내면으로 파고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내향성이라는 개념이 불건전한 쪽으로 전개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융은 자신만의 이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갔다. 그 결과 누구나 타고난 기질에 의해 극단적인 내향성과 극단적인 외향성의 연속체 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이 두 가지 기질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분명 더 치우치는 쪽이 있으며 타고난 기질 밖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융은 우리가 연속체 상의 다른 측면들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에너지를 비축하는 법을 터득하면, 이 저장된 에너지로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측면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내향성-외향성 연속체의 중간 지점으로 가까이 간다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두 유형의 강점이 모두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2 내성적인 사람은 왜 오해받는가
내성적인 사람이 자기중심적이고 비사교적이라는 오해를 받는 이유는, 이들은 자극이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면 외부 자극을 스스로 차단해버리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외부 경험들을 자신의 내적인 경험들과 비교하고, 기존의 정보들을 참고로 외부의 새로운 정보들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러고 나서 외부의 경험들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생각한다. 사실 내성적인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라기보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요컨대 어떠한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성향이 겉으로는 자기중심적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사실은 타인의 입장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심리치료사들은 환자 스스로 자기를 돌아보도록 돕는 임무를 맡고 있다. 자기 성찰이 없으면 똑같은 행동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심리학 분야에서 자기성찰이 훨씬 서툰 외향적인 사람을 더 건강한 인간으로 보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내성적인 사람은 결코 비사회적이지 않다. 단지 그들은 많은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을 뿐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생각과 말을 동시에 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은 말하기 전에 생각을 한다. 그들은 내용이 풍성한 대화, 영혼을 살찌우고 활력을 북돋아주는 대화를 좋아한다. 거기다 아는 주제가 아니면 말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들 눈에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수동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면밀하게 검토했거나 아는 것이 많은 화제일 경우에는 갑자기 속사포처럼 말문을 터뜨릴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기질상의 차이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내성적인 사람 스스로도 그러한 자신의 기질을 약점으로 생각하는 짓은 그만두어야만 한다. 자라면서 외향적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 당한 경험은 내성적인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비난은 죄의식과 수치심을 낳는다. 그리고 수치심은 무기력과 절망을 낳는다. 내가 인터뷰했던 내성적인 사람 50명 중에 49명은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꾸지람이나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소 소심하고 위축되어 보였다. 그런데 나머지 한 명, 그레그 목사는 자신의 내향성에 대해 매우 당당했다. 알고 보니 그의 가족 모두가 내성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받고 살았기 때문에 당당한 삶을 창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양육 환경이 우리의 본성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3 내성적인 성격은 타고나는가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약 150가지의 다양한 두뇌 화학물질과 신경전달물질이 들어있다. 그중 신경전달물질은 약 60가지로,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 엔돌핀 등이 주요한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물질들은 특정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면서, 혈액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 얼마나 많은 혈액을 공급해주어야 하는지를 지시한다. 이러한 혈액의 양과 순환 경로에 따라 두뇌와 중추신경계 중에서 ‘작용’ 부위가 결정되며, 이 작용부위가 어디인가에 따라 개개인의 반응과 행동 양식이 결정된다. 즉 내성적이거나 외향적인 기질은 유전적인 원인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데브라 존슨(Debra Johnson) 박사는 내향성-외향성과 관련된 두뇌경로를 추적해보았다. 그 결과 내성적인 사람은 두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외향적인 사람보다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성적인 사람의 혈액은 두뇌에서 기억이나 문제 해결, 계획 같은 내적인 경험들과 관련된 부위로 흐르는데, 이 경로가 아주 길고 복잡하다고 한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이 내적인 생각과 감정에 그만큼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의 두뇌경로는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더 짧고 덜 복잡하다고 한다. 또한 이들의 혈액은 두뇌에서 주로 (후각을 제외한) 시각과 청각, 촉각, 미각을 통한 감각이 처리되는 영역으로 흐르는데, 이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외부의 감각기관에 그만큼 민감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보고에 의하면 외향적인 사람의 두뇌경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도파민이라고 한다. 도파민은 그 양이 지나치면 환각작용과 편집증을 일으키며, 반면에 도파민 수치가 너무 낮으면 진전(알코올 중독이나 신경쇠약 등으로 인해 머리나 손 등에 일어나는 근육의 불규칙한 운동)을 일으키며 주의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그런데 외향적인 사람은 많은 양의 도파민을 필요로 한다. 도파민은 아드레날린이 있어야 많이 생성되는데, 아드레날린은 교감신경계의 작용으로 분비되는 물질이다. 교감신경계는 외부 대응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면 교감신경계가 작용하여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이 수축되며 혈당과 유리지방산이 치솟고 소화 작용이나 배설작용의 속도를 늦춘다. 이러한 과정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이는 근육과 두뇌 속으로 보내져 더 많은 도파민을 만들어 내게 한다.

내성적인 사람의 두뇌경로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전혀 다른 신경전달물질이다. 아세틸콜린은 주의력과 학습에 영향을 미치고, 차분하게 정신이 깨어 있는 느낌을 유지하며, 장기적인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아세틸콜린은 부교감신경계의 작용을 통해 분비되는데, 부교감신경계는 안으로의 집중력을 증가시킨다. 외부의 자극이 주어지면 심장박동 수와 혈압을 낮추고 근육을 이완시켜서 우리를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며, 내성적인 사람은 아세틸콜린이 충분해야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고 평온한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

기질과 유전자의 연관관계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외향적인 사람은 도파민/아드레날린과 연관 있고, 생각보다 행동에 초점을 모으는 교감신경계와 관계가 있어 에너지 소비적이다. 따라서 부교감신경계를 활용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하면 에너지를 소진해 수면장애나 심장질환, 소화기와 면역기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반면 내성적인 사람은 아세틸콜린과 연관 있고, 행동보다 생각에 초점을 모으는 부교감신경계와 관계가 있어 에너지 보존적이다. 그러나 부교감신경계의 작용 속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우울해지거나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불안과 지나친 자극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신경전달물질이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더 원기가 회복되고 기운이 나는 것을 느끼는 쪽이 있다. 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것이 자신의 기질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라 할 수 있다.


2부 외향적인 세상에서 살아남기

4 직장생활 -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는 존재인지 알려라
내성적인 사람에게 직장은 언제 빠질지 모르는 함정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직장이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부족한 기술들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사람은 세상을 향해 밖으로 빛을 뿜어내는 등대와 같다. 반면에 내성적인 사람은 그들 안에서 불꽃을 피우는 호롱불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도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때문에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는 긴장감이 더욱 증폭되고, 집단 내 갈등이 있거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머릿속이 텅 비는 현상이 심해져 말조차 생각해내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어쩌다 의견을 개진해도 이미 화제가 다른 곳으로 넘어가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이 생각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원만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효과적이다.

회의가 있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많이 잡지 않고, 사이사이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회의 전 5분 간 자기만의 공간에서 깊은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편안히 이완시킨다. 회의에 참석할 때는 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문 근처에 자리를 잡는다. 메모를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에 집중하고 외부의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회의 중에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맞추거나, 미소를 짓는 것 같은 신호를 최대한 활용해서, 타인들에게 집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거나, 누군가의 발언을 요약 정리하거나 하는 식으로 무언가 말을 한다. 말하려는 내용이 그 순간의 화제와 맞지 않을 때는 “○○○이 몇 분 전에 말했던 내용에 덧붙이고 싶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발표할 때는 몇몇 상냥한 얼굴들을 찾아 그들을 보며 이야기하면 긴장감이 줄어든다.

직장생활에서 내성적인 사람에게 특히 스트레스가 되는 몇 가지 상황이 있다. 우선, 끔찍한 마감 기한이다. 이럴 경우에는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누는 것이 좋다. 일을 잘게 나누면 불안감이나 무력감, 또는 막막한 느낌이 줄어든다. 두 번째 스트레스는 주변사람들의 방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집중 상태에서 벗어나면 집중력을 회복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따라서 ‘업무 중,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식의 표를 붙여 자신의 생각을 알릴 필요가 있다. 여기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같은 이미지로 유머를 섞으면 더 좋다. 그래도 방해를 받을 경우에는 지금은 시간이 없음을 분명히 표현하고, 가능한 시간을 얘기해 준다. 세 번째 스트레스는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회생활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흉터나 점, 헤어스타일 같은 외형의 특징을 찾아내 이름과 연상되는 이미지를 결합해서 기억하는 것이 좋다.

회사 간부 중에는 의외로 내성적인 사람이 많다. 이들은 성실성과 훌륭한 판단력, 결단력, 지적 호기심, 예지력 같은 뛰어난 자질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내성적인 상사는 직원들과 일을 논의하거나 남에게 위임하는 것을 꺼려하며 칭찬이나 보상에 인색하다. 따라서 내성적인 경영인은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자신이 기대하는 바에 대해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직원들의 장점을 말해주고, 개선할 점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직원들의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구하고, 몇 가지는 실제로 반영한다.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할 때는 책임 업무를 점차 늘려주는 식으로 권한을 맡긴다. 보상은 동기부여를 위한 강화책이다. 외향적인 직원에게는 칭찬이나 포상, 공적인 인정 같은 외적인 보상을 해주고, 내성적인 직원들에게는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 아닌 방법으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

5 사회생활 - 정말로 자신이 생길 때까지, 자신감 넘치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내성적인 사람은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일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시키기 때문에 모임은 이들의 타고난 자질과는 맞지 않는다. 더욱이 이들은 뉴스나, 스포츠, 정치 같은 대중적인 주제를 가지고 논하는 것은 소소한 대화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한 일대일 대화다. 서로의 견해를 깊이 있게 따져 보는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생산적인 대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임에 나와서 어울리지 않는 것은 본인도 거북하지만 자칫 소외당하기 쉬운 일이다.

내성적인 것과 소심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내향적인 사람도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즐기고, 이를 통해 활력을 얻는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금세 에너지가 고갈되고 피곤해한다. 이는 생리적으로 내성적이면서 외향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중도의 길이 있다. 따라서 사회생활을 해나가면서도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모임에 갈 때는, 이 모임이 내게 중요한가? 단발성의 모임인가? 다시 있을 모임인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참석하는가? 최근에 사회적인 모임에 자주 참석했는가? 등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모임이면 잠깐이라도 얼굴을 비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고 싶지 않다면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더불어 다음에는 꼭 참석한다던가, 잠시 얼굴만 비칠 생각이라는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내성적인 사람은 대부분 앞질러 생각하는 성향이 있다. 무언가 분명 잘못될 거라고 예단하거나, 지난 외출 때 얼마나 피곤했는지부터 떠올리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사회적 모임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킨다. 이런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심리 치료사 과정을 공부할 때 ‘마치 ~인 것처럼’ 가장하라고 배운 적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다 아는 척 가장하다보면, 실제로 그것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자전거 타기를 처음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던 사람이 손을 놓은 것도 모르고 두려움 없이 페달을 밟았던 때를 생각해보라.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하여 무리에 합류하고 그들의 말에 짧게 논평을 하거나 생각을 보태기도 하면서 다른 무리로 옮겨 다니다 보면 정말로 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의 자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잡담과 같은 사사로운 대화 속에도 논리가 있다는 것을 내성적인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잡담도 시작과 지속, 이동, 마무리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무리에 합류하려면 그들이 나누는 화제와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합류하자마자 새로운 화제를 꺼내면 경계심을 줘서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모임에 나갈 때는 잡지나 신문, 텔레비전 쇼나 영화 속에서 대화 소재를 미리 준비하고 또 최근의 정치적 쟁점들을 훑은 논평이나 의견, 질문을 준비해간다. 질문은 타인들을 대화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집 주인을 어떻게 아시죠?” “음식이 정말 맛있지 않나요?” 등의 의견이나 생각을 묻는 질문이 효과적이다.

6 남녀관계 - 상대가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라
내성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외향적인 사람과 연인이 되거나 결혼을 하는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외향적인 사람의 수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더 많다. 게다가 ‘다름’의 문제도 한 몫 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완벽한 상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과 정반대되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짝으로 선택하려고 한다. 먼저 말을 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내성적인 사람들은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들 눈에 외향적인 사람은 높은 빌딩도 단번에 뛰어넘을 사람처럼 보인다. 나 역시 남편을 만났을 때 내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질상의 차이는 상대를 넘어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높여준다. 중요한 것은 이런 차이들이 돌이킬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적인 삶을 원하면서도 나만의 짝을 찾게 된다. 그 단적인 증거로, 이혼율이 50퍼센트를 상회할 정도지만 이혼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몇 해 안에 새로운 짝을 찾아 재혼한다. 그렇다면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25년 넘게 인간관계를 연구해온 존 고트만 박사는 이러한 차이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따라 결혼생활의 지속 여부와 만족도가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는 기질에 따른 세 가지 관계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내성적인 남성 - 외향적인 여성 : 내성적인 남성은 외향적인 여성에게 기가 눌리거나 위협을 받거나 무시당한다고 느끼기 쉽다. 반대로 외향적인 여성은 남자의 과묵한 성격을 유약하고 수동적이거나 자신을 보호할 줄 모르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외로움을 느끼고, 활력을 잃는다. 이들이 관계를 개선하려면 서로의 기대치에 대해서 토론하는 수밖에 없다. 서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역할을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들어본다. 내성적인 남성은 자신이 반응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외향적인 여성은 상대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때 단절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러면 상대도 힘들었던 부분을 이야기함으로써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논의될 수 있다.

내성적인 여성 - 외향적인 남성 : 외향적인 남편은 흔히 자신의 외향적인 욕구들을 일에서 거의 다 충족시킨다. 반면에 내성적인 아내는 남편을 통해 자신의 외향적인 욕구들을 충족시키고 싶어 한다. 즉 남편은 집에서 쉬고 싶어 하고, 아내는 남편과의 대화를 갈구한다. 이러한 갈등에서도 대화는 의사소통의 연결고리가 되어 준다. 즉 서로 대화를 통해 외향적인 남성은 자신이 과부하 상태에 있을 때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하고, 내성적인 여성은 남편의 무관심과 가족을 보살펴야 하는 책임감으로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한다. 그 다음에는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여기까지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합의점을 찾게 된다.

내성적인 남자 - 내성적인 여자 : 내성적인 커플들은 대부분 현 상황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커플 사이에서는 외부 자극과 교우관계의 부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함께 하는 데 길들여지다 보면, 여가시간을 따로 보내기도 두렵고, 파트너 없이 혼자서 외출하기가 편치 않게 된다. 실제로 너무 오래 둘만의 세계에 갇혀 지내다 보면, 병이나, 실직 같은 돌발적인 상황이 생겼을 경우 그대로 모든 것이 무너져버리기도 한다. 때문에 이렇게 되기 전에 판에 박힌 관계를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각자 자기만의 친구나 관심사를 갖는 것도 좋고 한 번도 경험이 없는 레저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다.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상대의 안경을 바꿔 써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왜 그것을 좋아하는 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전해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서로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얻는다고 느껴야 부드럽게 흘러가는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점차 분노가 쌓여 돌이키기 어려운 관계에 이르고 만다.

7 자녀양육
아이를 제대로 기르려면 기질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내성적이거나 극단적으로 외향적인 아이는 드물다. 따라서 아이가 언제 내성적으로 굴거나 외향적으로 행동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어떤 활동에 뛰어들기 전에 먼저 관찰하고 듣는다. 흥미 있는 주제는 깊이 파고들며, 자기 공간에 대한 인식이 강해서 사람들이 노크도 없이 들어오거나 자신과 너무 가까이 앉는 것을 싫어한다. 반면 화제가 흥미 있거나 같이 있는 사람이 편안할 때는 말을 많이 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언제 어떤 식으로 쉬어야 할지를 모르므로 아이가 불안해하거나 짜증을 내거나 표정이 흐려지면 잠시 쉬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잠시 쉬는 게 좋다는 점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내성적인 아이는 부모가 끌어주는 것에 따라 활력 있게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내성적인 사람은 외부에서 오는 자극을 줄이지 않으면 생각이나 감정 인상들이 표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다. 즉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이 부족하면, 두뇌가 꽉 막혀 과부하 상태가 된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에게 “시원하게 말 좀 해봐.”라고 추궁한다. 그러나 어서 말하라고 추궁하기보다는 “아직 생각하는 중이에요.”라고 말하라고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기다려 주면 아이는 계속 문제를 풀어가게 된다. 내성적인 아이들은 수치심을 가장 내밀한 존재감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아이를 꾸짖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꾸짖을 때도 그것이 왜 옳지 않은지를 설명해 준다. 그리고 아이가 실수를 했을 때는 너무 오래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그를 사랑하며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좋다.

외향적인 아이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즉시 이야기하고 싶어 하며, 여러 가지 주제를 언급한다. 그리고 생각을 큰 소리로 말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찾을 때도 “내 공 어디 있지?”라고 말하며 집안을 돌아다닌다. 외향적인 아이는 다양성을 좋아하여 관심을 쉽게 다른 곳으로 돌리기 때문에 자기만의 관심사를 개발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취미가 분명한 아이들은 말썽을 덜 피운다고 한다. 외향적인 아이에게는 “잘했어!”라는 한마디가 아주 중요하다. 이들은 긍정적인 강화의 말을 몇 마디만 해줘도 의기양양해진다. 그러나 자기를 반성하려는 성향이 약하기 때문에 내면을 성찰하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독서를 하는 등의 조용한 시간을 갖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해주고,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는 잘못한 행동을 뒤돌아보게 해야 한다. “너를 사랑하지만, 네가 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라는 식으로 눈을 마주한 채 단호한 목소리로 짧고 구체적으로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

기질을 떠나서 지능이 높은 아이는 유전적으로 높은 수준의 두뇌 발달을 가능케 하는 자질들을 타고난다고 한다. 이들은 보호자를 일찍부터 알아보는데, 미소가 그 증거다. 또한 일찍부터 폭넓은 언어 발달을 보여주며 유머감각과 기억력이 대단하다. 상대적으로 아기 때 잠을 덜 자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감수성과 연민의 마음이 뛰어나다. 또한 상상력이 풍부하고 가상의 친구를 두기도 하며 흥미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소음이나 통증 좌절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런 아이들의 재능을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에 부응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아이의 재능이나 관심사를 파악한 뒤, 그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주고, 선생님에게도 아이의 특성들을 일러주어야 한다. 아이의 특질을 긍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끈질긴 것과 고집이 센 것은 본질적으로 같은 자질이다.


3부 나에게 맞는 삶을 창조하라

8 나만의 속도와 우선순위 그리고 한계를 정하라
생리 구조상 내성적인 사람에게는 특별한 보살핌과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면의 자원을 보호하면서 에너지를 이용하고, 적절한 리듬을 찾아 삶의 목적을 성취할 수 있다. 생리구조상 내성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느리게 먹고, 느리게 생각하고, 느리게 일하고, 말도 느리게 할 수밖에 없다. 내성적인 사람은 속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중압감에 시달려 불안이나 우울이 엄습한다. 그러면 제대로 사고하지 못하고, 잘 잊어버리고 안절부절못하여 집중력과 사고력이 저하된다. 속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할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실행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생 단거리 선수처럼 역주할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고조기와 저조기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고조기와 저조기를 알기 위해서는 언제 생기가 돌고 가라앉는지, 집중이 잘 되는 때는 언제인지, 운동이나 몸을 쓰고 싶은 때는 언제인지를 확인해보면 된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2주 정도 자신의 에너지 수치를 메모하고 기분을 나타내는 재미있는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두는 것도 좋다. 그리고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할 때는 가장 중요하거나 어려운 일을 하고, 에너지가 저조할 때는 비교적 쉬운 일을 마무리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외향적인 사람보다 내성적인 사람이 노화나 퇴직, 질병 같은 삶의 변화들에 더 잘 적응한다고 한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에너지를 측정해서 나누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없이 ‘모든 걸 소유하고, 무엇이든 하라’고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한계는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들처럼 언제나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많은 시간을 일하며, 많은 일들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깊이 있는 우정을 맺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보다 소박하고 고요하며 소중한 삶의 순간들을 만끽하고자 한다. 한계가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스스로를 가두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타고난 기질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어야 한다. 한계는 모든 인간에게 있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면 훨씬 자유로워진다.

글쓰기에 대한 재미있는 단계별 지침서, 『한 마리 한 마리씩 Bird by Bird』이라는 책에 보면 저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회상이 나온다. 그 중 오빠가 새에 대한 보고서로 씨름하던 때의 얘기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대목을 잠깐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오빠는 시간이 세 달이나 주어졌는데도 숙제를 미루기만 했다. 드디어 마감일이 내일로 닥치자 그는 새에 관한 서적들로 둘러싸인 채 부엌 식탁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 두 팔로 오빠의 어깨를 감싸 안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얘야, 한 마리 한 마리씩. 그냥 한 마리 한 마리씩 하는 거야.”

나는 이 대목에서 큰 힘을 얻고 속으로 다짐했다. ‘하루에 한쪽만 써도, 1년이 지나면 책 한권이 되는 거야.’ 작게 조그만 단계들로 나누면 못 할 일이 거의 없다.

9 자신의 본성을 살려라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이일 저일 바쁘게 뛰어다니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독려한다. 하지만 내성적인 사람이 이를 흉내내려고 애쓰다 보면, 결국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해서 금세 지쳐버리고 만다. 내성적인 사람이 자신의 고유한 장점을 발휘하려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취해보자. 우선 짧은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면 잠깐 산책을 하거나 몸을 쭉 펴고 하품을 하거나 잠시 엎드려 있는 것이 효과적이다. 차를 한 잔 마시거나 물 한 컵에 레몬주스 몇 방울을 떨어뜨려 마시는 것도 좋다. 또한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잡지 등을 훑어보는 것도 좋다. 좀 더 긴 휴식이 주어질 때는 낮잠을 자거나 경치 좋은 길을 따라 걷는 것도 좋으며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을 해보는 것도 좋다.

호흡도 중요하다. 호흡이 충분히 깊지 않으면 산소 수치는 줄어들고 이산화탄소가 쌓여 혈액 속에 산이 증가한다. 머리가 멍해지고 얼이 빠진 듯하며, 불안이 증가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호흡을 할 때는 폐가 아닌 단전으로 호흡해야 더 건강해진다. 배가 풍선이라고 생각하고, 들숨에는 풍선을 부풀리고 날숨에는 풍선을 꺼뜨린다는 느낌으로 호흡을 하는데, 이때 눈을 감고 코로 깊이 숨을 들이쉰 다음, 넷을 셀 동안 그대로 있다가 여섯을 세는 동안 입으로 숨을 내뱉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안정이 된다.

내성적인 사람의 몸은 온도의 변화, 빛과 어둠의 리듬에 특히 민감하다. 그리고 아침 햇살과 같은 자연광이 없으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더 힘들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이 부교감신경계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연광은 호르몬 같은 물질인 멜라토닌의 수치를 조절하는데, 이 멜라토닌은 기분과 수면, 생식계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자연광의 양이 불충분하면 멜라토닌이 증가되어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생긴다. 이런 현상은 겨울철에 특히 심해져 ‘계절성 정서 장애’라는 실제적인 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연구보고에 의하면 아침에 15분 정도 밝은 햇볕을 쬔 사람은 하루가 활기차다고 한다.

내성적인 사람에 대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몸이 쉽게 차가워지고 한기를 잘 느낀다는 점이다. 교감신경계가 인체의 말초 부분으로부터 혈액을 끌어당겨 내장기관의 소화 작용을 돕기 때문에, 손발에는 혈액의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내성적인 사람은 옷을 겹쳐 입거나 스웨터와 재킷을 준비하여 온도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 음식을 빨리 대사하는 것도 내성적인 사람이 가진 특성이다. 내성적인 사람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기 때문에 포도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아세틸콜린 증강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등푸른 생선과 달걀노른자, 간, 육류, 우유, 치즈, 브로콜리, 양배추 등이 그러한 음식이다. 물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인체의 60퍼센트는 물로 되어 있으며, 체액도 물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양학자들은 하루 8컵의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10 외향적인 사람의 장점을 본받아라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외향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에게 이는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너무 편안한 삶에 안주하다보면, 인성 가운데 어느 측면은 아예 잃어버릴 수도 있다. 특정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힘을 잃는 부분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외향적인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판에 박힌 일에서 벗어나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내성적인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중력과 인내심, 통찰력, 깊이 사고하는 능력,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력 등을 십분 발휘하면 저절로 자신감이 생긴다. 다음의 예는 실제 상황에서 이런 기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예다.

직장인 알렉스는 날마다 퇴근 후에 집에 가서 텔레비전을 본다. 그는 이런 삶의 유형에 변화를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밖에서 저녁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일단 집에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 어려우므로, 퇴근을 한 후에는 영화나 전시회, 쇼핑 장소로 직행했다. 그러나 몇 주 하다 보니 갈 곳도 잘 떠오르지 않았고, 시큰둥해졌다. 그러자 그는 앞으로 3주간 외출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갑자기 가고 싶은 곳이 수없이 떠올랐다. 곧 그는 주말계획이라는 제목으로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차안과 사무실에 붙여두었다. 그 결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으로 주말활동이 결정되었고, 이제는 주말이면 도서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논다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여유를 자신에게 허용하는 것이다. 놀이와 이에 대한 자발적 참여는 활기를 북돋아주고 삶의 지평을 넓혀준다.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에게도 쾌활한 면이 있다. 이런 쾌활한 모습을 찾고 싶으면, 늘 은밀하게 꿈꾸는 일, 일상의 틀에서 벗어난 일을 다섯 가지만 적어본다. 예를 들면 식당에 갔을 때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음식을 주문하거나, 어린 시절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을 한 가지 해보는 것도 좋다. 내 경우에는 어렸을 때 갖고 싶었던 장난감 집을 샀다. 또 끝에 불이 들어오는 분홍색 펜과, 글을 쓰면 저절로 흔들리는 주황색 당근 펜을 쓴다. 사람들은 이 우스꽝스런 펜을 보면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펜 하나가 이렇게 내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외향적인 세상으로 나가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따라서 그때그때 에너지를 보충하는 방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호흡을 자주하고 거울을 보며 눈을 또렷하게 뜨고 미소를 지어본다. 가슴을 활짝 펴고 누군가 내 정수리를 잡고 끌어올린다고 상상한다. 차가운 물에 손목을 대거나, 손끝이 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하게 허리를 굽혀본다. 내성적인 사람들이 외향적인 세상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두려움과 불안, 저항감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우선된 일이다. 따라서 처음 모임을 가질 때는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이나 소속감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것에 첫걸음을 내딛는다. 외향적인 세상에 나갈 때는 유머감각도 꼭 챙겨야 한다. 유머는 스트레스를 줄이며 타인들과 친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용기를 갖고 외향적으로 행동하는 기술을 훈련하다보면 자신의 내적인 장점과 저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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